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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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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43 니뇨안쌍고등어
직업:  채좀 정규직 노동력: 29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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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반!”


그 머리의 주인은 반이었다. 반의 얼굴은 고통으로 크게 일그러져 있었다. 에반은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상당한 무기력감과 분노가 그들을 엄습했다. 팽이 소리치며 뛰쳐 나가려 하자 덩컨이 그를 제지했다.


“정신 차려! 적이 어디에 있을 줄 알고 뛰어가는 거야? 죽고 싶어?”


아마 그 괴물들의 소행일 것이었다. 에반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에반은 두고 온 신병들이 걱정되었다. 이제 어엿한 정직원이지만, 그래 봤자 갓 근무년수가 2년이 넘은 햇병아리들일 뿐이었다. 에반은 마음 속으로 계속해서 자신을 자책했다.


“림의 분대가 아주 다급한 상황인 것 같군. 어서 가자!”


에반은 분대원들에게 전진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아까 에반이 지시한 것과 같이 대형을 이루어 전진했다. 복도를 빠르게 지나자 메인 홀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저쪽이야!”


덩컨이 총구 끝으로 총성의 근원지를 가리켰다. 멀리서 림의 분대가 좀 전에 마주쳤던 바로 그 괴물들과 교전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이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12명이었던 인원이 확 줄어 있었다. 림과 남은 인원들 역시 에반의 분대가 당했던 것처럼 기습을 당한 모양이었다. 아까와는 달리 괴물의 숫자도 많아서, 이들은 무려 네 개체에게 공격받고 있었다.


어떻게 분대원들을 수습하는 데에는 성공했는지, 대여섯명 정도의 인원이 임시 막사를 바리케이드 삼아 대오를 이루고 있었다. 에반의 분대가 림의 분대를 지원하기 위해 접근하는 사이, 사각에서 접근해온 괴물에 의해 또 누군가의 머리가 몸과 분리되어 날아갔다. 바로 옆에 있던 분대원이 그 괴물에게 사격을 가했지만, 그 괴물은 별다른 피해 없이 퇴각해버렸다. 팔다리에 무수히 많은 총알이 박혀 있었으나 괴물은 아직도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덩컨! 제압사격을 가해! 섣불리 접근했다간 우리가 반격 당할 거야. 기회는 별로 없으니 한 번에 한 명씩, 확실하게 처치하자고!


에반은 분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동시에 자신의 표적 지시기로 또 사각에서 접 중인 괴물을 표시했다.


“쏴!”

 

사각에서 접근하던 괴물의 몸체가 에반과 그 분대의 화망에 걸려들었다. 에반의 지시와 함께 여섯 명의 화기가 불을 뿜었고, 괴물의 몸체에 수많은 탄환들이 작렬했다. 은폐를 위해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던 괴물은 미처 피할 틈도 없이 누더기가 되었다. 괴물의 등짝이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갈기갈기 찢겨 나갔고, 에반은 재빨리 다음 목표를 표적 지시기로 지정했다. 


정면에서 한 개체가 장비들을 집어 던지며 시선을 끄는 사이 두 개체가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림과 그의 분대원들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미처 판단할 겨를이 없었다. 에반은 왼쪽에 녹색 마크를, 오른쪽에 적색 마크를 표시했다. 분대원들이 훈련한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길 바랄 뿐이었다. 

에반과 팽, 덩컨이 왼쪽의 녹색 마크가 표시된 쪽으로 사격을 가했고, 아도니와 플린, 드레이코가 오른쪽으로 사격을 가했다. 나머지는 운에 맞기는 수밖에 없었다.


에반이 사격을 가했던 왼쪽의 개체가 달리다가 풀썩, 앞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아마도 팽의 슬러그 탄이 머리에 적중한 듯, 괴물의 머리가 박살 나며 녹색 점액질이 사방으로 터졌다. 


‘그러면, 오른쪽은?’ 


에반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안타깝게도, 오른쪽의 개체에는 유효한 타격이 들어가지 못 한 듯했다. 그 괴물은 기어이 돌진에 성공해서 가장 가까이 있던 누군가의 몸을 반으로 갈라버렸다. 괴물과 동료가 엉켜있는 상황이라 쉽사리 사격을 가할 수도 없었다.


‘보호구까지 착용한 사람의 몸이 저렇게 쉽게 갈라지다니.’


괴물의 치명적인 위력에 에반은 다리에 힘이 쫙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정면에 있던 괴물이 에반과 그의 분대원들을 발견하고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괴물과 에반의 분대 사이에는 림의 분대원들이 있었기에 마찬가지로 함부로 사격을 가할 수 없었다. 에반은 자신의 분대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주춤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형편없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다른 이들의 목숨이 그에게 달려 있었다.


“다들 엎드려!”


평소 훈련이 잘되어 있던 에반의 분대원들은 갑작스러운 명령에도 당황하지 않고 신속이 엎드렸다. 에반은 전방으로 섬광탄 두 개를 던졌다. 확인할 새도 없이, 에반이 귀를 막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에반이 던진 두 개의 섬광탄 중 하나가 정확히 괴물의 면전에서 터졌고, 하나는 근처에서 터져 두 괴물이 정신을 못 차리게 하였다.


“팽! 돌입해! 아도니, 따라와!”


에반이 찢어지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팽을 선두로 에반과 아도니가 급하게 막사를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큰 총성이 여러 번 울렸다.


“제압했습니다!”


팽이 큰 소리로 보고했다. 눈이 안 달려 있어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섬광탄이 먹힌 모양이었다. 저지선을 뚫고 침입에 성공한 괴물은 섬광탄이 터지고 제압당할 때까지 두 명의 목숨을 더 빼앗았다. 정면에서 달려오던 개체는 섬광탄이 터지자 균형을 잃고 크게 넘어졌으며, 에반과 아도니의 사격으로 제압되었다. 일단 이로써 메인 홀에 침투한 괴물은 모두 처치한 것 같았다.


“후아, 이런 미친 개같은…. 플린 빨리 이쪽으로! 다들 엄청나게 다쳤습니다!” 


팽이 플린에게 소리쳤다. 모두 림의 분대원들이 거점으로 삼았던 막사를 향해 뛰어갔다. 막사를 엄폐물로 삼고 있었던 인원 중 두 명은 큰 부상을 입었고, 두 명은 괴물의 공격에 죽었다. 그나마 멀쩡한 건 림과 림 분대의 의무병인 숀 뿐이었다.


“괜찮습니까?”


팽이 림에게 물었다. 그러나 섬광탄의 여파로 누구도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모두가 크게 충격을 받았는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코앞에서 섬광탄이 터졌는데, 말이 들릴 리가 없잖아! 손이나 어깨를 잡아서 안정시켜드려. 나머지 인원도! 그리고 다들 상처가 심하니까 어서 처치해야겠어. 팽! 드레이코! 이리 와서 거들어! 시모론? 어디 갔어 얘는 또! 일단 여기 와서, 상처를 있는 힘껏 눌러!”


의무병인 플린이 급히 부상병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팽과 드레이코는 그의 지시에 따라 부상당한 대원의 상처를 지혈하기 시작했다. 괴물과의 첫 조우때 시모론이 박살나버린 탓에 플린은 몹시 바빴다. 에반은 덩컨과 아도니에게 사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시신을 간단하게나마 수습하도록 했다. 사망자는 총 10명이었다. 그들이 메인 홀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6명이 죽어있었다. 아마 반도 그때 죽었을 것이다. 에반은 반이 짓고 있던 고통스러운 표정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티미와 림의 분대원 한 명은 응전하는 와중에 사망하였으며, 켄과 마야는 부상이 너무 심했다. 티미의 시체는 상체와 하체가 거의 분리된 상태였고, 티미와 함께 응전하다 사망한 림의 분대원의 시체는 머리가 없었다.


“켄과 마야는 주요 혈관과 장기를 다쳐 어떻게 손 써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플린이 에반에게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이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라면, 플루토니움의 첨단 의료 기구를 이용하고 뛰어난 의사를 데려온다고 해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었다.


“진통제라도 놔줍시다. 잔뜩.”


플린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에반은 고개를 돌려 플린을 쳐다봤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깃들어 있었다. 아니, 그는 짐짓 피로한 체를 하고 있었다. 에반은 알 수 있었다. 왜냐면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무병인 플린은 늘 인간의 목숨이란 몹시 덧없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죽음도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플린의 그 말은 틀린 것 같았다. 플린 역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위장하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동료의 죽음에 깨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는 의무병이었다.

그리고 수색대의 지휘자인 에반에게도 마찬가지로 슬퍼할 자유는 없었다. 부하들의 몸을 떠난 목숨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고통 속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두 명의 모습이 에반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마치 전력질주라도 끝낸 듯 급히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쌕쌕거리는 숨소리는 마치 죽음처럼 들렸다. 둘은 초점 풀린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눈을 뜨고 있었다. 눈 속의 텅 빈 공간을 고통이 모조리 메우고 있었다.


“그래. 편안하게 해줘.”


팽이 켄과 마야를 부둥켜안고 크게 울부짖었다. 언제나 막내였던 팽에게 처음으로 생긴 후임들이었다.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팽이 그들을 얼마나 끔찍이 챙겼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좋았던 추억들은 뾰족한 화살이 되어 팽을 질러댔다. 그러나 그보다 더 끔찍한 고통에, 켄과 마야는 오열하는 팽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드레이코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었고, 덩컨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도니는 어느새 에반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꽉 쥐고 있었다.


“자기…. 가게를 차리고 싶다고 했는데…. 부모님을 모시면서 살려고…. 등록도 이제 막 마쳤는데….”


팽은 흐느끼며 말했다. 말 사이사이에 울음과 호흡이 끼어들어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왜, 이렇게 어린…. 애들이…!”


언제나 먼저 죽는 것은 약하고 착한 이들이었다. 에반은 뒤돌아서지 않았다. 그리고 켄과 마야, 티미, 나머지 수색대원들의 죽음에 대해서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불가항력이었다. 그들의 죽음은 자신의 능력으로 막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죽었다. 이미. 남은 이들만이라도 살려서 돌아가고 싶었다.


 메인 홀에 남았던 사람 중 살아남은 사람은 림과 림 분대의 의무병인 숀 둘 뿐이었다. 너무나도 큰 손실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죠?”


10분 뒤,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림이 에반에게 물어왔다. 현장은 대충 정리가 끝난 뒤였다.


“우리가 섬광탄을 썼어. 다른 방법이 없었거든. 눈이 안 보여도 조금만 참아. 곧 괜찮아질 거야.”


“다른 분대원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괴물이 코앞까지 들이닥친 건 기억나는데….”

“숀은 큰 부상 없이 살았어. 나머지 이들은…. 모두 죽었다. 켄과 마야는 너무 심한 부상을 입어서 살릴 수 없었어. 하는 수 없이 진통제를…. 썼지.”


림의 시선은 멍하게 풀려 있었다. 섬광탄과, 그보다 충격적인 사실 때문인듯했다.


“다른 대원들의 시신은 대충 수습하는 중이야. 자네하고 숀만 살았어.”


에반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입사 5년 차로 수백번의 작전에 동원되었지만 단 한번도 이런 적은 없었다. 어떤 작전에서도 절반이 넘는 인원 손실이 발생한 적도 없었고, 이렇게 무지막지한 적과 맞닥뜨린 적도 없었다. 너무나 버거운 벽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부하 직원이 죽은 건 처음이 아니었다. 이 바닥은 말 그대로 적자생존이어서, 매년 도태되는 이들이 수십 명이었다. 하지만 죽음에는 좀처럼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에반은 뱃속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끓어 속을 꽉 메우는 것같은 기분을 느꼈다. 손끝에서 힘이 쭉 빠지고 가슴에 무언가 가득 찬 듯한, 답답한 기분이었다.


“현장에 파견된 20명의 인원 중 살아남은 인원은 자네와 숀을 포함해 총 8명이야. 더 이상의 작전 진행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후퇴하도록 하자.”


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짧게 휴식시간을 가지고, 림은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한창 복구작업을 진행하던 와중에 이 무지막지한 놈들로부터 습격을 당했습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원기둥을 타고 내려와서 우리를 공격한 것 같습니다. 첫 공격에 세 명이 죽었고, 무슨 일인지 파악하는 사이 또 세 명이 죽었습니다. 바깥에서 중계기를 고치고 있던 인원이 모조리 죽었죠. 저랑 숀, 그리고 켄과 마야를 비롯한 몇 명은 막사에서 잠시 이야기를 한다고 빠져 있었는데, 무슨 소란인가 싶어 바깥으로 나와보니 이미 이 녀석들이 바깥에 있던 분대원들을 모조리 죽인 뒤였습니다.”


다행히 림의 경우 팔의 큰 자상 이외에는 별다른 부상을 입은 것 같지 않았다. 제때 처치한 덕분에 생명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다만 추가로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팔을 절단해야 할지도 몰랐다.


“후, 젠장, 우리도 바로 아래에서 공격을 당했어. 다행히 우리는 한 개체뿐이었고, 운 좋게도 그놈의 첫 공격이 빗나갔기 때문에, 빠르게 대처해 피해 없이 처치할 수 있었지. 젠장, 아주 끔찍한 괴물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너네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돌아왔는데도 이런 결과라니”


“죄송합니다. 좀 더 철저하게 경계했어야 하는 건데.” 


림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에반은 누구도 탓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야. 그냥, 운이 없었던 거지.”


“남은 건 이렇게 여덟 명 뿐이군. 음, 복구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였나?”


“아, 유적의 통신 시스템에 접근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통신 장비로 이 시스템에 연결하는 방법은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 유적의 외부 설비는 죄다 망가진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와 통신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죠. 중계기의 경우 반이 수리하고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림은 조금은 기운을 차린 듯 목소리의 톤이 다시 돌아왔다.


“그렇군. ”


에반이 짧게 대답했다. 이제 와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우리 능력 밖의 일이군요.”


아도니가 중얼거렸다. 어쩌면 전에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만뒀어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에반은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돌이킨 상황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돌아가도록 하자. 다들 장비 챙겨. 언제 다시 공격을 받을지 몰라. 최대한 빨리 이곳을 뜬다.”


에반은 남은 대원들과 함께 유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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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고등어

세상에서 가장 감상적인 고등어

주의 - 샴고등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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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페이지 플루토니아 2015.12.31 06:11:27
    #5 노예는 구독자 수를 뜻해, 네 작품을 뉴스피드에서 바로 받아보려 하는 사람들이야. 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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